가을이 익어가는 소리

가을이 익어가는 소리
     /沙川眞理/
저기 저- 문학산에는 어느 듯
단풍이 내려 오고 있어요
초록에 지쳐 단풍이 드는데
오색 물감에 주루루 물 흐르듯
붉게 물든 정열적인 고운 단풍들
높디 높다란 파아란 하늘
물감을 풀어놓은듯.
새파란 하늘
하얀 점을 찍어 놓은
고개 내민 고운 가을 햇살
흰구름 사이로 가을이 풍성해 보이네요
누런 황금 들녘 길을 걸으며
나락 이삭 두개 툭 꺽어
님에게 한개 건네주고 
이삭에 달린 수만큼 행복을 빌어 
주고 싶어요 
눈이 시리도록 푸르른 
하늘 아래 가을 걷이하는 
농부들의 얼굴마다 피곤함도 
잊어버린채 성실한 웃음 가득 하네요
언덕 이곳 저곳에는 
누렇게 익어 있는 호박뒹굴 듯
비탈진 땅에 풀방석하고 걸터앉아 
오고 가는 사람에게 풍요로운 마음주네요
황금 물결로 풍요로움을 자랑하고 
허수아비 까불까불 춤을추며 
풍년이로세 노래하네요
서있는 감나무마다 빨갛게 홍시감 
만들어 까치들 덩달아 
풍년이로세 노래하구요
배추 밭에 수건두른 여인들의 
얼굴마다 생기가 있으니 
더욱 고와 보이네요
새소리 풀 벌레 소리와 더불어 
가을은 더욱 풍요롭게 영그러가네요
소래에 가서 구불 구불
오솔길을 걸으며 잘익은 억새꽃 
한아름 꺾어 거울앞에 꽂아두고 
빛바랜 은행잎 몇장쯤 주워다 
책갈피에 접어두고 싶은 가을
가을의 소리. 
가을이 달려오는 소리 
님은 들리시나요 
가을이 익어가는 소리를